Oh! My life

난 아직 배가 부르다.

C급인생 2015. 5. 7. 03:54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디인가?

경계는 있는것인가?

 

이곳에 와 살면서,

몇번의 장례식에 문상을 다녀오며 느낀점이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는 가위로 종이 자르듯 자를수 있는것이 아닌것 같다.

그냥 그렇게 물흐르듯 흐르는게 삶이요 죽음이다.

망자에게나 산자에게나 시간은 그냥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망자에게라고 시간이 멈추는것도 아니고 산자라고 그 시간을 잡고 있는것도 아니다.

망자가 산자의 기억속에서 잊혀진다고 사라지는것도 아니다.

현재까지의 물리법칙대로라면 유에서 무가되는것이나 무에서 유가되는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망자가 죽음으로 인해 잊혀질뿐 사라지는것이 아니다.

존재 한다는것은 존재했었다는 것이며 앞으로도 존재할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삶과 죽음의 경계,

 

너무 멀다거나, 하찮은 핑계로 내 아버지의 장례도 치르지 못했으면서 남의 장례식에는 꼬박꼬박 조문을 다니며 배부른 철학이나 지껄이고 있는 후레자식이, 오늘도 어느 장례식을 다녀오며 삶이니 죽음이니 존재니 나불버리고 장례식에 입고갈 근사한 정장을 고민하고, 조문객들의 식사와 수나 헤아리고 밥을 먹으면서도 웃고떠들며 농담이나 해대는 값싼 나를 또 보았다.

 

모두들 흔한 죽음앞에 이제 익숙해졌음일까?

불과 한두시간만에 쉽게 잊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그래 산 사람은 살아야지

부모든 자식이든 보냈으면 산 사람은 살아야지

가슴에 묻던 흙에 묻던 묻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나도 이렇게 가겠지 그리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또 그렇게 잊혀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