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산다'고 했던가.
행운인지, 불운인지
난 또 역사를 비켜가고 말았다.
50. 6.25 내전, 60. 4.19 학생혁명, 61. 5.16 구테타 80. 5.18 광주학살, 87. 6.10시민혁명, 14. 4.16세월호 학살 그리고 오늘 16. 11.12 시민혁명
큰 역사의 현장에 한번도 서있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
나는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게 맞는것인가?
민주주의 국가든 독재국가든 그 사회의 시민으로 역사의 밑바닥을 이루며 사는가 말이다.
전쟁을 겪지도 않고 학생혁명도 보질못했고 구테타도 겪을수 없었으니 그시대에 태어나지
않은게 행운이라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두번의 구테타와 두번의 시민혁명을 겪으며 수천,수만명의 시민들의 피로 미완이지만 세
워가고 있다고 믿었던 시민국가가 1세기전 전제군주 국가였음을 알게된 현대사속에 마져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만 있을수밖에 없는 우연적 필연.
유신과 군부독재시절은 초근목피하는 어머니의 나오지 않는 젖을 빨며 굶주린 유아기로 보냈고
80년 광주의 소식은 서울사는 까까머리 중학생으로 관제뉴스와 TV로만 보고들으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수도 없었고,
87년 미완의 시민혁명은, 시대를 잘못타고나 하필 병역의무를 짊어진 가엾은 이땅의 청춘끼리
전투경찰과 대학생으로 만나 돌과 화염병, 취루탄과 곤봉을 저들대신 맞으며 서로 피눈물을 흘렸
건만 시민혁명은 혁명이 아닌 친일구테타 기득권세력들의 집권 축제에 불과했으며, 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들은 그곳에서 내려오지 않고 그때 피흘리며 죽어간 청춘들은 개,돼지로 그들이
던져주는 죽지 않을 만큼의 양식으로 버티고 있다.
나는 머나먼 이곳에서 그 조국에 버림받은체 혹은 그 조국을 버린듯 살며 역사를 살지 못함을
한탄하고있다.
오늘 또다시 시민들은 촟불을 들고 혁명을 꿈꾸지만 그때의 그들은 자본과 언론과도 결탁해
그때보다 더욱 공고한 철벽을 세웠으며 촟불은 켜녕 돌과 화염병으로도 깨지못할 성을 구축해놓
았다.
세상을 바꾸기는 불가능해졌으며 바꾸기보다 이런 세상에 적응해가는 편이, 바꾸려고 하는 세상
보다 편안한 삶이라고 악마의 속삭임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외치고 싶다
"분노할 이유를 발견하는 것은 귀중한 선물이며, 분노할 것에 분노할 때 당신은 거대한 역사의흐름의 일부가 된다. 그 흐름이 우리를 더 많은 정의의 자유로 이끈다. 그 자유는 여우가 닭장 속에서나 맘껏 누리는 자유가 아니다"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